피드백에 관해

 뭐 이런 식으로 이 문제에 대해 적는 건 언젠가(아니 이미 쓰는 순간) 저 자신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걱정되는 측면도 있고, 저 개인적으로도 피드백보다는 브레인스토밍 식으로 나아가는게 후담 시간에 좋다고 보기에 딱히 개입하지 않으려 했지만, 최근은 브레인스토밍이라기에도 어폐가 있을 정도로 과열 양상이 있어서 잠깐 적어봅니다.


 기본적으로 피드백은 '목적'과 '현재 상황' 사이의 차이를 지적해, 그 차이를 메꾸기 위한 새로운 관점과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RPG라는 유희의 특성 상 플레이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가 됩니다.


 1. 플레이어 개인의 목적 

 2. 모임의 목적


 의미있고 효과적인 피드백, 공회전이 없는 피드백이 되기 위해선 먼저 이 부분을 스스로 정리해 지금 1번에 대한 피드백인지 2번에 대한 피드백인지 확실하게 구분하고 명확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이게 무슨 팀 프로젝트라면,  처음에 1번을 수납해 2번을 세우고, 이후는 2번에만 집중하는 식으로 전개하겠습니다만, 이게 사업이나 연구가 아닌 유희인 시점에서 1번과 2번 모두 중요한 부분이며, 딱히 어느 쪽이 우월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아예 이걸 섞어버리면 피드백은 피드백이 아니라 그냥 불평 토로와 자기 합리화에 지나지 않아요.


 만일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피드백이 1번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목적이 어느 지점에서 좌절되거나 미완의 영역으로 남았는지 밝히는데 집중하십시오. 이 이상은 더 진행해봐야 대부분의 경우 의미가 없고, 설령 의미를 남기는데 성공해도 별 효율성이 없습니다.

 요사이 이 지점에서 현재 자주 일어나고 있는 문제가 1번을 기반으로 이후 벌어질 상황을 예단해 2번까지 확대해서 논하려 하는 것인데, 이건 실수로 한 것이라도 그 문제에 별 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다른 참가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고, 고의로 섞은 것이라면 그냥 말싸움에서 이기고 싶다는 얘기 밖에 안됩니다.


 만일 시작지점이 1번인 피드백에 대한 상대의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재반박할 때 '그럼 당신이 저 같은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언젠가 또 이런 일이 생길 겁니다. or 생기면 어쩔 겁니까?'라는 식으로 튀어나온다면, 그건 지금 자신의 관점이 1번과 2번을 섞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NG. 


 만일 스스로 지금 하고 있는 피드백이 2번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면, 일단 그 전에 먼저 문제지점을 객관화하십시오. 자신의 의도와 취향 , 특성은 아예 빼고, 다른 참가자들의 의도와 취향, 특성 또한 이미 모두 이해하고 공감한 부분 가운데에서도 현 상황을 정리할 때 반드시 필요한 부분만 넣습니다. 그걸 기반으로 벌어진 현 상황 그 자체에 집중하세요. 이렇게 해도 분명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건 정말 2번에 해당하는 문제로 이에 대한 모두의 의견을 물어볼 수 있을테고, 심각하다면 제도적 대비책을 제안하거나 요구할 수도 있을 겁니다. 


 만일 2번에 대한 피드백에서 상대방의 반응이 마음이 들지 않아 재반박할 때 '그런데 실은 일단 제가 기분이 안좋더라고요.' 라는 식으로 밖에 안튀어나온다면 역시 객관화에 실패했다는 겁니다. NG


 사실 쓰면서도 계속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고, 이게 또 자가 검열로 악용될까바 걱정스럽습니다만, 일단 참고로 해 주십시오.

 정말 최악은 이런 평가가 두렵거나 피곤하다고 걍 아예 입을 다물어 버리는 겁니다.

 

 뭐, 개인적으로 제일 걱정스러운 건 '그러는 댁은?'하는 문제인데, '얜 원래 한 입으로 두 말하고, 내로남불은 기본인 애였지!' 정도로 웃어넘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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