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의 문제
플레이어들의 조언으로 레이저가 어떤 놈이었는지 알게되면서 보다 명료해지고 있어 행동을 정하는데 명료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레이저가 상당히 찌질한건 어쩔 수 없습니다.
레이저는 흔히 파티에 속한 일반적인 악한 캐릭터보다 문제점이 많이 있습니다.
인간이 아닌 사악한 종족으로 여기는 하프오크라는 것이죠. (4판부터는 유사인간 수준으로 바뀌었지만...)
악 캐릭터가 파티내에서 사악한 행동을 하는건 어디까지나 파티가 허용하는 선까지만 가능한겁니다.
동료의 몫을 가로채는 이기적인 도둑은 파티의 허용안에서 그러한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지,
이걸 도둑의 개성이니까 무조건 허용해달라고 우기면 보물을 탐내 동료 마법사를 죽이는 도둑이 되는 것이죠.
즉, 선은 다른 캐릭터의 플레이어가 정하는 것이지 악한 캐릭터의 플레이어가 정하면 지나치는 일이 많아요.
눈치가 워낙 좋은 플레이어이거나 오랜 플레이로 호흡이 잘 맞아야 가능한 것이죠.
캐메시 LE보다는 N캐릭터로 하겠다고 한건 어려운 캐릭터를 하지 않으려 한 발로이기도하고요.
초기에는 펠러의 선은 무엇인가 이야기하면서 G와 E를 명료하게 표현하기 어렵다는걸 알았죠.
그래서 어떻게 악한 행동을 표현할지 몰라서 헤메는 게 많았기에, 일단 눈치 보는 중이라는 형태로 넘어갔습니다.
잔악무도하게 고문을 한다거나, 보물을 획득할때 이기적이라거나 하는 정도여도 충분히 악한 모습을 그리며 넘어갈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고요.
레이저가 웅대한 꿈을 품고 파티 이탈을 한 건 레이저가 이탈을 해도 괜찮다는 사인을 느껴서 한겁니다.
마스터가 가우막카를 통해 바람을 부추길 때, 저는 별로 내키지 않아했지요.
거기서 메리도 부추기니까 파티와 적대시하는 PC가 가능하겠다고 느꼈기에 드로우에 잡혀가면서 드로우를 포섭하려 했지요.
.....여기서부터 막장이 시작되는데....
드로우를 따르며 오크 족장의 목을 베고 양아치일지언정 이제 좀 포부를 가지고 사악한 플레이를 하려는데,
플레이어들은 레이저를 사악한 보스로 만들기 위해 레이저에게 오브를 들려주려고 하지 않더군요.
오직 마스터만 계속 유혹했지요.
우유부단한 선택을 하긴했지만 오브를 쥐는 선택을 레이저가 하면 안되는거에요.
그렇다고 레이저가 파티에 참잘했어요하고 합류하기도 뭣한 분위기라 파밀라에게서 뺏었죠.
이후 오브를 들고 PC를 죽이러 가면서 역공을 당한건 뭐 의외긴 했지만,
이건 불분명한 상황파악이 안된 우연스러운 면이 있지만 제 의도와 상관없이 오브를 돌려주는데 성공한거랄까요.
드래곤을 상대로 싸울때조차 레이저가 오브를 드는 걸 아무도 원하지 않으니 오브를 앤에게서 강탈 불가.
헤도네라는 사악한 캐릭터를 파티내에 용납하지 않으니 드로우를 데리고 뭔가 꿍꿍이를 부리는 것도 금지.
헤도네도 없는데 엘븐 슬레이어마저 챙겨가는 것은 레이저더러 오브를 가지는 그림을 그리는 거대한 악의 캐릭터를 하지 말라는 플레이어들의 의도인거죠.
플레이어들이 '나를 통수치는 캐릭터는 싫어요'를 다같이 외치는 거죠.
레이저는 파티를 통수치는 캐릭터로 있어주세요가 아니라 말이죠.
레이저가 찌질한건 제가 그러한 인물로밖에 표현하지 못한 한계인 것도 맞으나,
레이저가 벌일 수 있는, 플레이어들이 허용하는 악의 범위가 그정도였다라고 볼 수 도 있다는 것이죠.
양아치보다 약간 잔인한 요소가 있는 그런 소소한 사악한 행동들을 할 뿐, 그다지 멋있는 악역이 되긴 어려울겁니다.
댓글 (3)
뭐 별수가 없죠.
통수를 쳐도 파티가 이길 각이 서야 용납인데, 통수를 허용하면 끝장날 각이니...
'거악 레이저'가 되려면 정말 최후의 최후까지 가서 골룸 플레이를 해야 '아 쫑날 각이니 여기서 끝내자'로 합이 맞게 되는 거고.
그런 상황이 아니면 별 수 없이 도중 이탈, NPC가 되는 수 밖에 없는 거죠.
전자는 아직 파티가 풀어가고 싶은 얘기가 남아있는 것 같고, 후자는... 모르겠군요.
여하간 '멋있게 배반'하기엔 레이저가 너무 '안전할 때' 배반하려고 합니다.
플레이 상황을 예를 들면, 레이저는 (아예 그걸로 캠페인 쫑내자고 하지 않을 바에야) 오브를 챙길 가망이 확실할 때 배신을 하면 안됩니다.
오브를 챙기려면 도박이 필요한 상황에서 배신을 해야죠.
'자기 보신을 추구하는 악'은 매력이 없어요. 오히려 역설적으로 매력적인 악일 수록 스토익한 면이 있어야 합니다.
(루시퍼가 신에게 개길만 하고, 이길 거 같아서 반란 일으킨 거였다면 현재의 매력적인 이미지는 안생기는 것처럼)
(비슷하게 조커가 배트맨을 실제로 계획적으로 통수쳐서 압도하기 시작하면, 그 순간 인기는 폭락합니다. 아무리 꿍꿍이를 꾸며도 결국 배트맨 펀치 한 방에 무너지고, 그걸 오히려 자학적인 농담으로 바꿀 수 있기에 인기 캐릭터로 거의 한세기를 버틴 거죠.)
그래서 드래곤 랜스의 작가는 '매력적인 악역'은 실제로는 '악하지 않은' 면이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독자들이 오해할 뿐...이란 자평을 남겼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드래곤랜스의 레이스트린도 말이 멋진 악역이지 실제로 파티 통수 때린 적은 아이템 한 두개를 몰래 빼돌린다거나, 전멸의 위기 때 혼자서만 텔레포트로 튄다거나 하는 정도죠. 본격적으로 악으로 돌아선 이후엔 아예 다른 파티를 짜고 있고.
달라마르라고 드래곤랜스 2세대의 레이스트린 역은 (이 경우 캠페인 데이타와 스토리 설명만으로 직접 책으로 본 건 아니지만) 악 성향 드로우 캐릭터이지만, '이미 세상은 악으로 물들어 있다' '악은 보다 강한 악을 통수쳐야 하지 않겠는가' 는 이유로 파티에게 협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물론 선과 악의 균형이 흔들릴만한 거대한 선택에선 결국 악의 편을 들지만, 그 경우 외려 너무 고차원적인 일이고 빅 픽쳐라 정작 파티 스토리 진행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죠...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과 플레이어가 느끼는 감정이 비슷한듯합니다.
레이저도 "영광"과 "공생"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추구하고 nefos 님도 "영광"과 "공생"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영광"은 권력과 자본의 특성상 한사람만이 차지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에 "공생"과는 결이다릅니다.
둘다 가질 수 있는 가치는 아니라고 봅니다.
"힘" 자체엔 선악이 없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의 문제입니다.
레이저가 자신의 힘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할지는 플레이어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힘"이 부족하면 더 모아야 할 것이고 충분하다면 뜻을 이룰 시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캐릭터와 플레이어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것이 왠지 일체감이 느껴지기에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면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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