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알게 된 엑스맨 코믹스 에피소드
자꾸 레이저를 마그네토니, 메가트론이니 스타스크림이니 하고 있는데, 뭐 딱히 100% 들어맞는다는 얘긴 아닙니다.
그냥 그런 예시를 쓰는게 서로 이해하기 편하지 않을까 했던 것이고,
마침 요사이 알게된 80년대 엑스맨 코믹스 에피소드에서 요즘 전개와 비슷한 흐름이 있어 적어봅니다.
마그네토는 에피소드 시작 시점, 엑스맨에 가입해 있습니다.(영화에서와는 달리, 마그네토는 꽤 여러번 엑스맨을 들락거립니다.)
과거 테러활동에 의한 뮤턴트 해방노선을 포기하고, 인간과 뮤턴트의 공존을 추구하는 차세대를 길러내는데 동참한 거죠.
(당시 엑스맨은 공식적으론 활동을 정지한 채, 일부 무투파는 정부 휘하 뮤턴트 사냥꾼을 빙자해, 떠돌이 뮤턴트를 확보하고, 나머지는 자비어 스쿨 같은 뮤턴트 전용 학교 대신 일반 학교에서 비밀리에 뮤턴트와 인간을 동시 교육하는 체제로 전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자기가 지닌 정신공격 방어 헬멧을 개조해 정신조작까지 가능하게 만듭니다.
자신의 말로는 마지막 보험, 비뚤어지게 보면 통수칠 준비도 다 갖춘 셈이지요.
여하간, 그러고 있을 때 어벤저스가 마그네토를 체포하러 오죠.
과거 테러활동으로 지명수배도 됐었고, 기타 다른 뮤턴트 범죄의 배후조종자로서의 혐의도 있으니까요.
마그네토와 엑스맨들은 무력저항하는 와중, 결국 인간과 뮤턴트는 공존할 수 없다며 분개한 마그네토는 정신조작 헬멧을 가동
당시 어벤저스의 리더인 캡틴 아메리카의 '뮤턴트 편견'을 날려버립니다만,
전혀 듣지 않았습니다.
캡틴 아메리카가 볼 때 뮤턴트에 대한 아무 편견 없이도 마그네토는 테러리스트이고, 각종 범죄의 배후 조종자였으니까요.
애당초 처음부터 뮤턴트에 대해 아무런 편견이 없기도 했고.
그 사실에 멘붕(...)한 마그네토는 자수 합니다.
그 이후 법정 배틀이 펼쳐지는 가운데, 주임 판사가 마그네토에게 있는 죄 없는 죄 다 뒤집어씌워 사형으로 이끌어가고
그 사실에 또 빡쳐버린 마그네토는 또 정신조작으로 주임 판사를 조종해 무죄로 이끌어내고
그 와중에 그에 딱히 재반박하지 않는(오히려 주임 판사가 너무 나대서 반발하던 눈치) 다른 판사들에게 충격을 느껴서
실은 정신조작을 하지 않았던 것이 편견에서 벗어난 올바른 판결이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주임 판사의 말도 안되던 행각은 실은 이런 반응을 동료에게서 끌어내기 위한 빅 픽쳐가 아니었던가
이렇게 어거지로 완전 무죄가 되어버린 덕분에 시민들의 뮤턴트 재판에 대한 불신(=반 뮤턴트 정서)이 더 강화되어 버렸을 뿐 아닌가
등등의 사실을 깨닫고 또 멘붕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고뇌하다가도, 결국 힘이 장땡이라는 투로 엑스맨 몰래 헬파이어 클럽(=마블 세계의 프리메이슨)에 가입하기도 하고,
적의 적은 아군이라며 유태인 학살 생존자인 주제에 나치 관련 조직인 하이드라와 손을 잡기도 하고(결국 참을 수가 없어서 통수를 쳐버립니다만)
이런 식으로 미움을 사 뮤턴트 여론이 악화되어 소행성 M(뮤턴트 분리 주의자들이 사는 우주위성, 현실로 치면 탈레반이나 IS 본거지 느낌)에 폭격 계획이 세워지니까, 역시 공존은 무리였다며 본격적으로 흑화해 다시 악역 노선을 걷고
뭐 여하간 이런 식으로 나름 멋진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그를 위해 자신이 벌인 무리수에 대해선 꽤나 순진하다 싶을 정도로 자각이 없(다기보단 거의 정신승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고 또 그러면서도 완전히 돌이킬 수 없는 악의 길을 선택하기엔 주저하는... 또 그러면서도 그럴 명분만 생기면 다시 뒷일에 대한 책임감 없이 질러버리는 모습이 참으로 레이저와 비슷하단 말이죠.
장면 장면은 멋진 다크 히어로지만, 일련의 행각을 전부 합쳐 놓고 거시적으로 본다면, 왠지 당해도 싸다고 느끼게 되는 캐릭터.
거의 50년에 달하는 장기연재와 다수의 작가진에 의한 왜곡이 심해 벌어진 일이긴 합니다만 참으로 비슷하지 않습니까.
댓글 (3)
사실 저 에피소드 이전에도
"유태인이라서 나치 수용소에서 고생했다! 그런데 2차 대전 끝난 다음엔 뮤턴트라고 차별 받는다!"
"...그래서 억울하니 세계를 정복하겠다!"(!?)
라고 몇번이고 깨져가면서도 악당 짓 하다가
"너 유태인이라 차별 받았다면서, 같은 유태인을 왜 죽이려 드냐."
"중2병 아버지가 안타깝고 무섭다."(라는 아들과 딸)
"네 놈 행각 때문에 뮤턴트인게 부끄럽게 됐다."(라는 손녀)
"차원적 규모의 싸움에선 인종간 편견보단 좀 더 거국적으로 세상을 봐라."(라는 파밀라급 대머리 세뇌맨)
등등의 사건으로 아군으로 돌아선 것입니다만...
여러 문제가 복합적이겠지만, 행동만 놓고보면 딱이네요.
레이저는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만, 이건 따로.
저는 마그네톤이나 메가트론, 스타스크림이 어떤 인물인지 잘 모릅니다만 위에 써진 마그네톤을 보니 레이저를 생각했던 부분과 많이 비슷합니다.
저는 레이저 캐릭터를 "영광"이라는 감정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누구나 주목과 찬탄을 받는것을 거부하진 않을 것 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엔 멸시나 경멸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이 있습니다.
레이저의 유년시절이 이런 멸시와 경멸속에서 있었을 것이고 충분히 두려움이 내면화 되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레이저는 권력을 가지려는 "영광"에 자리에 오르기 보다 "공존과 공생"을 이야기 했습니다.
이 둘은 상당히 이율배반적이라 좋은 대립각이 된다고 봤습니다.
지나치게 "영광"에 집착을 하게 된다면 "공존과 공생"의 기본이될 사랑과 유대의 가치를 망각하게 될것이고 "공존과 공생"을 추구 하려면 "영광"을 멀리하고 치욕을 감내해야 할것이기 때문입니다.
(위는 오크 족장 그림루칼이 해준 이야기 입니다.)
['오크 족장 '그림루칼'
"영광으로 부족을 이끄는 것은 우리 오크들의 몫이지 너같은 반쪽짜리가 하는것은 아니다.
너같은 녀석은 공존과 공생 같은 간지러운 것들을 추구하는 법이지
영광을 멀리하고 치욕을 기꺼이 감내해야 할 일이다."]
이 두가지 가치에서 이리 저리 해매는 모습이 마그네토 같기도 하고 지금의 레이저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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