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좀 이르다 싶지만, 좀 한가한 김에
사실 저번 D&D 판본 글에서도 더 부연하려고 했지만, 마스터께서 포부를 말씀하셨기에 일단 실제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말할 게제라 생각해서 그만두었던 부분을 적습니다.
다시 적지만, 아직 위험이나 불만 단계는 아니에요. 저의 노파심으로 생각하시는게 제일 좋을 거에요.
저번에도 설명드린 AD&D 시스템과 배경설정 상의 기본적인 문제도 있고,
플레이어들에게 세계 조율권(스토리 진행권과는 좀 다름)이 없고 플레이어 캐릭터들이 세계의 중심도 아닌 이상,
적극적으로 플레이어가 자신들의 캐릭터에 감정이입해가며 불확정한 세계를 파고드는 건
지나치게 정신적 마모도가 높습니다.
캐릭터를 (택틱이든 스토리 메타든) 리소스 관리를 위한 토큰 정도로 치부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 정도로요.
물론 플레이어들에게 그만큼의 에너지를 뽑아내기를 요청하고 그에 협조적으로 응하는게 모범적인 플레이어의 자세겠지만,
시대와 연령(...)상 그러기가 힘들고, 설령 그렇게 한다 할지라도 뭔가 꼬이면
에너지를 투자했는데 결과가 혼파망->실망과 좌절감으로 막 질러버림->그래서 잘 풀리면 그게 더 개그니 결과는 더욱 혼파망->실망과 좌절감...
의 악순환에 빠지기도 쉽습니다.(이 악순환을 막는 안전망이 AD&D에선 전무합니다.)
또 본질적으로 플레이어 전원이 모범적인 플레이어가 되길 요구하는 것도 어떤 의미로는 기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신적 마모도, 피로도에 대한 보상과 카타르시스를 어디서 끌어낼 것인가. 또 그러면서도 세계와 난이도의 밸런싱을 무너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부분에 대한 메니지먼트가 필요한 상황이 오겠지요.
역시 적고보니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에 대해 미리 걱정하는 투의 글이 되어 결론이 지리멸렬하게 되는군요.
굳이 마스터에게만 적는 글이 아니라, 다른 참가자 분들도 AD&D 마스터링에는 이런 난점이 있다는 걸 미리 알아주십사 하는 생각에 적습니다.
댓글 (3)
이 글을 보고 하루 종일 고민 했던거 같네요..ㅎㅎ
이 시나리오가 최소 6인 이상 플레이어가 있다고 생각하고 쓰여진거라 중간에 빈게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3,4 인이니 이 공간을 채워야 하는 필요가 있었어요.
근데 그게 어쩌라는 겁니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걸로 하는거죠.
제가 근 20년 만에 dm이라 솔직히 처음 논문 발표하러 가는 석사 나부랭이 시절 마음입니다.ㅜㅜ
눈치보이고 어쩔까 싶기도 하고 반응에 신경쓰고..
번역은 느리고 맞는건지 아닌건지 신경 쓰이고, 하여간 무척 예민해졌습니다.
일단 모든게 올 스톱 상태였으니까요ㅎㅎ
결국 지난주 사단이 나더군요. 감정적 소모가 너무 심해서 시집과 음악을 1주일째 끼고 삽니다.
덕분에 밤에 피아노 소리 난다고 민원 나고 난리도 아니였습니다.^^
아직도 아파트 입구와 엘리베이터에 소음 주의 안내장이 붙어 있어요.ㅎㅎ
저는 RPG를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주고 받으며 쌓아 가는게 사랑을 나누는 것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하지만 사랑을 하려먼 완전히 자신을 들어내고 타자를 만나야 하는데 저 스스로가 과연 그러 했나 반성을 해봅니다.
룰에, 시나리오에 ,설정에, 플레이어 수에, 등등, 하여간 많은 변명을 대고 있더군요.
그래서 그냥 미숙한 체인 제 본연의 스타일대로 하려고 합니다.ㅎㅎ
원래 연인들은 초기에 많이 싸웁니다.
이러면서 발전 해서 성숙해 지는 거잖아요.^^
귀찮아서 참는거 말고 한단계 나가는 관계로 가길 바랍니다. 그게 저를 돕고 여러분도 돕는길 같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반응이 제일 고픈 사람입니다.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뭐가 좋은지, 아님 어떤게 부족한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걸 해주길 바라는지.
이야기를 해주세요.
저도 애정이 필요합니다.
일주일에 한번 만나 고작 4시간 정도 놉니다.
이 시간 만큼은 확실히 놀러 왔으면 좋겠습니다.
많은걸 준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재밌게 놀겠다 생각하고 오시기만 해도 됩니다.
위에 본문을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건 헤어지기 직전의 연인의 모습같았거든요.
수많은 상처와 권태로움들...
오 죽음아, 늙은 선장아, 때가 되었다! 닻을 올리자!
우리는 이 나라가 지겹다, 오 죽음아! 출항을 서둘러라!
하늘과 바다가 비록 잉크처럼 검더라도,
네가 아는 우리 가슴은 빛살로 가득 차 있다!
네 독을 우리에게 부어 우리의 기운을 북돋아라!
이 불꽃이 이토록 우리의 뇌수를 태우니,
지옥이건 천국이건 무슨 상관이냐? 저 심연의 밑바닥에,
저 미지의 밑바닥에 우리는 잠기고 싶다, 새로운 것을 찾아서!
-악의 꽃 중, 보들레르-
오히려 지금 해주신 말씀이 제 글보다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마스터링을 하고 계신 이 세계에 대한 '애정과 관심'. 이것에 모두가 포인트를 맞춰 진행해야할 것 같습니다.마스터께서도 중요하다 싶은 부분은 '다른 건 몰라도 이 부분만큼은 애정과 관심을 가져 줘'라고 적극적으로 어필해주셨으면 해요.우리들도 (아마도) 그런 부분에까지 매정하게 혹은 멍하니 반응할 플레이어는 아니라 믿습니다.
예를 들어, 저번 주라면 모두들 이미 TOE 건물의 위압감과 악의 풍모에 대해 한껏 쫄아있었잖아요. (고작 몹에게 몇 대 맞은 거 때문에 쫀 거 아니죠?)
정신없이 주일을 보내는 사이 뭔가,,
불만은 없습니다. 개인적인 사담은 뒷플이때 말씀드릴께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