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눈

신의 창조 실험에서 대륙의 지배종으로서 배제된 용들은 지배종인 인간을 지배함으로서 그 원한을 풀고 있었다. 하지만 신은 이에 대한 구제책으로 진실의 눈과 꿈의 눈을 인간에게 선사한다. 당시 용왕은 이에 대해 방관적인 태도를 취했다. 어떠한 보정이 주어지더라도 용들이 인간에게 패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설령 패배한다고 해도, 그것이 용들의 종으로서의 한계일 뿐. 신에게 저항하는 종으로서 그 정도의 긍지는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수하들은 이런 태도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었고, 저 두 개의 눈을 능가해 신의 영역에 도달하는 아티펙트를 용왕 몰래 만들 계획을 꿈꿨다. 긍지만으로 이길 수는 없다. 결국 신을 초월하지 않고선 용들의 항구적 지배는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이 계획의 주축이 된 것은 골드 드래곤 시나몬과 실버 드래곤 페퍼민트. 결국 진실의 눈도 강탈해 이를 기반으로 신의 눈을 완성하는 데 성공한 시나몬과 페퍼민트 였으나 이를 알아챈 용왕이 난입한 틈을 타, 인간 소서러인 라파엘이 완성된 신의 눈을 채가는 대실책을 저지르고 만다. 용왕은 최악의 결과가 되었다며 실의에 빠지지만 이미 늦은 일. 결국 신의 눈과 꿈의 눈을 전부 소유하게 된 인간 앞에 용들은 대륙의 주도권을 잃고 만다.

세월이 흐른 뒤, 꿈의 눈의 소유자 크사베리오는 용과 한 약속과 현세에 흥미를 잃게 된 자신의 처지를 만족시키기 위해 꿈의 눈으로 새로운 차원, 새로운 대륙을 창조한다. 꿈의 눈으로 만들어진 대륙은 결국은 크사베리오의 이상과 추억의 복제. 진실성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만, 그것은 그 세계의 피조물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어떻게 만들어졌든 그들의 존재는 현실이니까.

하지만 두 개의 대륙이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이는 더 이상 간단한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교류로 인한 차원간 오염, 이민에 따른 정복과 피정복 관계 등 여러가지 새로운 문제가 생겨난 것이다. 결국 이대로라면 꿈의 눈으로 겨우 유지되는 공간인 신대륙은 내부 모순으로 파멸하게 된다. 시나몬과 페퍼민트의 의지를 이은 신대륙의 골드 드래곤 사프란과 실버 드래곤 바닐라는 이에 저항하기 위해 두번째 신의 눈을 만들 계획을 꾸미지만, 신대륙의 용들은 그 계획에 그다지 협조적이지 않았고, 인간들조차 용들이 사건 해결의 주도권을 잡는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기에 궁지에 몰려 발광하다 패배. 제대로 기획을 실현해보지도 못하고 파멸하고 만다. 사실 시나몬과 페퍼민트와 달리 독자적으로 일을 진행할 힘이 없었던 것에서 그들의 파멸은 정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현재 구대륙의 용들은 구 용왕파가 중심이 되어 신의 눈을 자신들의 몰락의 근원으로 보고 있기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그에 대한 지식조차 실전되어 있는 판국이다. 신대륙의 용들은 일부는 그 지식에 대해 접근해 있지만, 누군가와 협력하지 않는다면 실행시킬 힘이 없다. 게다가 제일 중요한 문제. '그래서 만들어진 신의 눈의 소유권은 누구에게 있는가.'까지 가면 확실한 의견을 정하기 힘든 것이다. 과거 신의 눈의 소지자였던 자는 인간의 몸으로도 모든 신보다 우위에 섰던 적이 있기에. 결국 그조차도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지만.



Ps. 라파엘의 최후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신들조차도 그에 대한 기억은 봉인되어 있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제일 진상과 근접해 있는 자는 과거 라파엘의 수제자였던 기온이지만 그 조차도 자신의 기억 왜곡의 진상을 어렴풋이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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