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불
존 불에 대해 설명하려면, 먼저 붉은 방패 가문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붉은 방패 가문은, 북쪽 대륙, 특히 신성제2제국에서 거점을 두고 활약하던 오크 용병집단이며 무기개발, 무기상인도 겸해 한개 국가의 명운도 좌지우지할 정도(약간 과대평가지만)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시작은 용병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전당포, 장물아비 사업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붉은 방패 가문은 자신의 힘을 숨기려했습니다. 본래 오크들은 고대 타박시 제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해서 성지에서 쫓겨나 북쪽 대륙에 난민으로 떠돈 역사를 가지고 있고, 핍박 받아 어디에서도 정착이 거부된 채 뜨내기 신세로 살아야했던지라 오크들이 큰 힘을 가졌다는 사실은 모두의 적개심을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붉은 방패 가문은 신성제2제국, 교황국, 법황국, 동부변경백주, 제도국으로 지부를 나누어 힘을 분산시켰고, 대신 각 지부별 네트워크를 이용해 보이지않게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붉은 방패 각 지부는 점차 쇠퇴해가기 시작했고 특히 신성제3제국이 등장해 오크들을 제노사이드하기 시작하면서 큰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이 때 등장한 것이 붉은 방패 가문의 제도국 수장이었던 존 불입니다. 본디 무기 상인이었던 존 불은 오크들이 학살당하는 참사에 분개, 가문의 모든 재산을 투자해 신성제3제국 궤멸에 힘을 쏟았고, 결국 그 대전쟁에서 승리. 그 대가로 연합군의 수장인 제도국으로부터 오크들의 성지 예루살렘으로의 이주권을 얻어내게 됩니다.
오크들의 권리 획득에 군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그리고 재정적으로도 큰 활약을 한 존 불이었기에, 모두들 그가 새로운 오크 세력의 수장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그는 모든 직위를 사양하고, 일개 도시의 시장으로서 지내는 일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런 그의 모습에 대해 오크들은 복잡한 감정을 가지지만, 기본적으론 그의 선택을 존중합니다.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정보
실은 존 불은 지옥에서 올라온 대악마입니다. 어느 만신전에서의 악마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느 세계관에서든 그는 악마니까요.
300년간에 걸친 붉은 방패 가문의 당주는 모두 그 본인이 모습을 바꾼 것이었으며, 각 지부장 또한 그의 다른 모습이었을 뿐입니다.
수많은 세월이 지나고 수많은 파벌이 생겨 갈라진 붉은 방패 가문의 재산은 실은 전부 동일인의 소유이기에 오랜 세월에 거쳐 압도적인 분량이 되었으며, 정말로 국가 한 두개 정도는 휘청거리게 할 수 있습니다. 그가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단지 그게 그가 지닌 자본주의적 미학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네, 그는 자본주의의 총아와도 같은 존재로 자본주의 본질이 생산과 소비가 아닌 가치부여와 유통에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오크들이 배후에서 세계를 지배하려 한다는 신성제3제국의 망상은 어떤 의미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흘린 오크의 피를 칩으로 바꾸어, 그는 또 한 번의 투자 찬스를 얻어냈습니다.
힘의 공백 지대에 새로운 갈등과 전쟁의 씨앗을 뿌리면서 말이죠.
현재 존 불은 요사이 일어나고 있는 불온한 기운에 대해 흥미깊은 태도로 관망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또 다른 투자처가 되지 않을까 예의 주시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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