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메로나

네모 메로나는 부서진 신 일메이터를 섬기는 헌신적인 생명 권역 클레릭이다. 그는 200대 중반 정도의 젊은 엘프 사제로, 일메이터의 인내와 희생의 정신을 전파하기 위한 수행을 계속 하고 있다. 모험가 길드에서 이런저런 의뢰를 받아 혈기 넘치는 모험가들을 보살피는 것 또한 그의 수행의 일환이며, 이번 모험에서도 그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모두를 위해 헌신할 것이다.

...라는 것은 전부 그가 꾸며낸 이야기. 그의 진짜 정체는 사기와 속임수의 신 로키를 섬기는 사기꾼 클레릭이다. 그의 본명이 무엇이었는지는 그 자신도 이미 기억하지 못한다. 다만 확실한 것은 그가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체인질링이며, 사제가 되기 한참 전부터 도둑질과 협잡질을 업으로 살아왔다는 것. 그런 그가 로키를 섬기게 된 것은 필연적일 지도 모른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수많은 얼굴을 바꿔가며 살아오길 수십년. 몇 번이고 배신하고 배신당하며, 신조차도 자신을 버렸다고 믿어 의심치 않던 그에게 자신을 굽어살피는 신이 있다는 사실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를 사랑해주는 존재가 있다고? 나의 존재 자체가 죄가 아닌, 축복이 될 수 있다고? 그 순간, 거짓으로 가득 찬 그의 안쪽에 신앙심이라는 단 하나의 진실된 마음이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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