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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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장미의 기사라는 이명으로 유명한 소스 경은 처음부터 데스나이트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솔람니아의 유력 기사(D&D 기준 팰러딘과 유사합니다.)로 그 지역의 통치 가문의 당주였습니다. 본명은 로렌 소스. 큰 키에 근육질, 사각턱을 가진 강건하고 세련된 외모의 남자였습니다.

 

그는 솔람니아 기사단 중 검의 기사로선 최강의 전사로 인정받았지만 아직 장미의 기사(주문을 쓸 수 있는 팰러딘)으로 인정받을 지혜는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장미의 기사로서 합당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종교 순례자들을 수호하고, 붙잡힌 동료 기사를 구출하며, 순결의 위기에 처한 레이디의 위기를 구해주는 등의 업적을 쌓아 결국 장미의 기사가 되었고, 이어서 결혼. 자신의 영지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타고난 모험심은 다시 그를 모험으로 이끌었고, 이것이 그의 타락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는 솔람니아 기사 회합으로 가능 여정 도중, 오우거에게 습격당하는 엘프 무리를 구했고 이졸데라는 엘프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몰래 이졸데를 자신의 성 안에 숨겼고, 결국 이졸데는 임신까지 하고 말았습니다. (이 과정은 꽤나 강압적이었지만, 이졸데는 그를 사랑했던 모양입니다.)

 

그의 부인은 그 사실을 알고 당혹스러워하며, 자신이 아이를 낳으면 남편이 자기에게 돌아올 거라 생각했지만, 소스 경은 이졸데에만 푹 빠져있었습니다. 부인은 마녀에게 부탁해, 관계 없이 아이를 낳는 마술을 부탁했고 마녀는 그런 임신은 아버지의 영혼을 따라 태어나게 된다고 우려했지만 결국 부인의 부탁을 따랐습니다. 부인은 결국 괴물과도 같은 추한 외모의 아이를 출산했고 이는 실은 소스의 타락한 영혼에 따른 결과였지만, 소스 본인은 이를 부인의 추악한 불륜이라 매도(내로남불!)하며 부인과 아이를 죽여버렸습니다. 주위에는 아내가 출산 중 사망했다고 둘러댔죠.

 

이제 거리낄 게 없게 된 소스 경은 이졸데와 정식으로 결혼했고, 사람들은 이졸데가 결혼 전에 이미 만삭인 사실을 알고 수근댔습니다. 결국 소스 경은 아내 살인과 불륜의 혐의로 고발되었고, 소스는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자기 동료들에 의해 구출되어 자기 영지로 도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대로 불명예스런 영지 은둔이 시작되는가 싶었을 때, 이졸데는 치유의 신 미샤칼의 신탁을 받았습니다. 신에게 도전하는 신관왕의 오만은 크린 전체를 위협에 빠트릴 정도에 이르렀고,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소스가 신관왕의 지혜를 볻돋아 줄 아티팩트를 찾는 퀘스트를 실행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이는 매우 어려운 퀘스트지만 성공하면 크린 전체를 구할 수 있는 영웅이 되는 것이고, 실패해도 소스의 영혼은 다시 구제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퀘스트 와중, 소스는 예전 이졸데와 같이 여행하던 엘프 여성 3명을 다시 만났습니다. 그 엘프들은 소스의 행동을 추악하게 여기고 있었고, 이졸데를 질투했습니다. 그래서 그 엘프들은 이졸데는 불륜을 저지르기 위해서 소스를 영지 밖으로 내보낸 거고, 지금 태어난 아이조차 소스의 친아들이 아니라고 모함했습니다. 이미 영혼이 타락할 대로 타락한 소스는 그 모함에 그대로 넘어가버렸고, 먼저 엘프 여성 3명부터 죽여버렸습니다.

 

곧바로 영지로 돌아간 소스 경은 이졸데와 그 아이를 죽이려했지만, 퀘스트를 방기한 덕분에 정말 안사론에 대격변이 일어납니다. 소스의 성채는 불에 타며 무너지고, 이졸데와 아이는 무너진 잔해에 깔렸습니다. 이졸데는 자신은 어떻게 되더라도 아이만은 구해달라 소스에게 요청했지만 소스는 냉정하게 거절했습니다.

 

분노한 이졸데는 죽어가며 최후의 저주를 내렸습니다. 이 대격변으로 죽은 사람들 숫자만큼 소스 경은 죽지 못할 것이라고.

그리고 그 저주를 신들이 받아들였습니다.

 

성채가 무너질 때 같이 불타죽은 소스 경은 자신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는 엄청난 고통을 느끼면서도 죽을 수가 없는 데스나이트가 되었습니다. 그의 동료와 부하들도 전부 언데드가 되어 소스를 말리지 않고, 그의 악행을 도운 댓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소스에게 죽었던 엘프 여성 3명도 밴시가 되어, 소스의 곁에서 소스가 어째서 저주를 받게 되었는지 잊지 못하게 비웃는 노래를 부르게 됩니다.

 

자신의 성채에서 언데드 군대를 이끌고 있던 소스 경은 랜스 전쟁 시기엔 타키시스와 협력, 하이로드인 키티아라의 후견인이 되었습니다. 애당초 키티아라는 물론, 타키시스의 하이로드들 중 누구보다 강한 소스 경이었지만, 누군가를 지휘하는 일에 흥미가 없어 키티아라를 대신 활용한 것입니다. 욕망에 충실하면서도 사랑 앞엔 무른 측면을 보이는 키티아라에 대해 동질감과 매력을 느낀 것도 원인입니다.

 

키티아라와 함께 타키시스 휘하에서 활동하던 도중, 소스는 랜스의 영웅 중 한 명인 엘프 공주 로라나를 만나게 되고 로라나에게서 이졸데를 느끼게 됩니다. 소스는 타키시스에게 협력하는 대가로 로라나의 영혼을 받기를 원합니다만, 로라나는 그의 연인이자 같은 랜스의 영웅인 하프엘프 태니스와 함께 탈출하기에 성공합니다. 이는 키티아라의 방조 내진 협조가 있기에 가능한 일로 태니스는 예전, 키티아라의 연인이기도 했던 겁니다. 그리고 키티아라의 관점에선 지금도. 

 

"키티아라. 로라나를 죽인다면, 먼저 나를 죽여야 할 거야. 그리고 나는 죽으면서 신에게 로라나의 영혼만은 지켜달라 부탁하겠지. 난 신들에게 그 정도 빚은 있어."

"...잘가요. 하프엘프. 잊지말아요. 이건 당신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쫓을까?"

"필요없어. 이미 그 엘프의 영혼은 신들의 가호를 받고 있어."

"결국 그대의 주인은 그 하프엘프군."

"천만에. 이걸로 태니스는 나를 잊지 않을테고, 그 여자도 태니스가 한구석엔 나를 생각하는 걸 알면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되지. 난 그들의 관계에 독을 풀었어. 내 복수는 완벽해."

 

"보답은 충분히 주도록 하지. 세상에 엘프 여자는 많으니까."

"그대가 죽이라 하는 자는 반드자 죽이겠어. 그대가 생을 허락한 자는 살려두지. 잊지말기를. 그대에게 영원의 충성을 바칠 수 있는 것은 나 혼자 뿐이라는 것을."

 

"당신은 저주받은 사람에게 기쁨을 알려준 거야. 이걸로 나의 음울한 죽음이 재미있어졌군. 삶이 있었던 동안에 그대를 알았더라면...!"

 

키티아라에게 새삼 욕망을 느껴버린 이후 소스 경은 키티아라를 도와 하이로드들을 암살했고, 키티아라는 드래곤 부대를 통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키티아라는 그 힘을 이용 대륙을 정복하고 자기 동생 레이스트린이 신이 되는 걸 막으려 했지만 결국 최후엔 레이스트린의 수제자 달라마르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키티아라의 영혼을 얻으려고 했던 소스 경이지만, 이번엔 태니스가 키티아라의 영혼을 지킨 덕에 시체만 가지고 돌아가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레이븐로프트로. 레이븐로프트에서 소스는 스트라드와 쌍벽을 이루는 다크로드였으며 이후의 대체자들도 소스에 비하면 비웃음이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의 행적은 공식적으로 흑역사 처리. 부정되지는 않지만 그저 부정되지 않을 뿐 언급되지 않는 정보가 되었습니다. (저작권 문제에 따른 어른의 사정입니다.)

 

어느 사이엔가 안사론에 다시 돌아와 은둔한 소스 경 앞에 타키시스를 섬기는 신비한 소녀 미나가 나타납니다. 미나는 소스 경에게 협조를 요청하지만 소스 경은 차원여행 중에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되었고 자신의 삶을 진정한 의미로 후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소스 경은 타키시스의 명령에 따르길 거부했고, 타키시스는 그에 합당한 축복을 주었습니다. 소스 경을 다시 인간으로 만든 다음 죽여버린 겁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죽음으로 드디어, 그의 영혼은 구제받았습니다.

 

Ps. 여기까지 읽었으면 이미 죽었잖아! 할테지만 5판 드래곤랜스 세팅의 시점은 랜스 전쟁 이전. 타키시스의 비밀 카드로서 암약중이던 때입니다. 

 

Ps2. D&D의 다스베이더란 평을 얻을 정도의 인기였고 80년대에는 판타지계의 다스베이더란 말도 나왔을 정도입니다. 드래곤랜스 메인 작가진도 꽤나 애착을 가진 캐릭터로 이후 TSR이 레이븐로프트 등에서 마구 굴린 거에 대해서 좀 불만이 있는 듯 합니다. ...근데 40년이 지난 지금 관점으론 좀, 찌질하지 않나? 다스베이더라기보단 아나킨.

 

Ps3. 데스나이트가 된 이후에도 매우 고풍스럽고 예의작법을 갖춘 채로 말하며 자신이 아직도 솔람니아의 기사인양 행세합니다. 물론 실제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기에 더 미친 놈으로 보입니다.(...) 당시 판타지계의 악역은 순수 악이나 바보스런 놈들이 많았기에 이런 비틀린 성격은 큰 매력이었습니다.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고? 반세기 전의 캐릭터야! 

 

Ps4. 소스가 최초의 타락한 영웅서사인 건 아니지만, 영미 판타지계에서 이를 클리셰로 만든 장본인인 건 확실합니다.

 

Ps5. 그를 상징하는 능력은 파워워드 킬. 설마 이번에도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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