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일본 전국시대 정보 3 -세키가하라의 여명(1598~1600)-

히데요시의 사후, 히데요시의 정권은 5명의 대신의 연합체제로 구성되었다. 그 중에서도 마에다 도시이에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제일 높은 권위를 가지고 있었고, 실권은 히데요시의 말년 참모였던 이시다 미쓰나리가 잡게 되었다. 겉으로 보기엔 친 히데요시파엔 도시에와 미쓰나리가 포진해 있고, 야심을 가진 도쿠가와는 소외된 듯한 형태다. 하지만 도시이에는 이미 늙었고, 미쓰나리는 천재가 흔히 보이는 독설과 배려 부족 덕분에 히데요시파 내에서도 고립되어 있는 형편이었다. 이에야스에게 드디어 때가 온 것이다.

마에다 도시이에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직후, 가토 키요마사를 중심으로 한 친 히데요시파 무장들이 이시다 미쓰나리를 치기 위해 봉기한다. 어디까지나 문관의 수장으로 봉지인 사와가 아니라면 개인병력이 없다시피한 미쓰나리는 그저 줄행랑 칠 수 밖에 없었다. 히데요시가 신분이 낮을 때부터 아들이 없던 히데요시의 아들처럼 길러졌던 이 무장들은 조직의 규율을 잡기 위해 악역을 맡을 수 밖에 없었던 이시다 미쓰나리를 진심으로 증오하고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이시다 미쓰나리는 임진왜란에서의 그들의 공에 대해 매우 박한 평가를 하고, 각종 전쟁범죄를 고발하였기에 자신이 객지에서 고생했다고 생각하고 있던 히데요시파 무장들은 거의 이성을 잃을 정도로 흥분할 수 밖에 없었다. 마에다 도시이에가 살아있을 때는, 모두가 인정하는 원로로서의 그의 권위가 두 파벌간의 대립을 막았지만 그가 없는 지금, 히데요시파 무장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에야스는 히데요시파 무장을 은근히 부추겼고, 미쓰나리가 줄행랑을 칠 때 그를 보호함으로서 신중하고 인자한 남자라는 평판도 얻었다. 미쓰나리는 치욕스럽게 관직에 사표를 내고 고향인 사와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도쿠가와는 합법적으로 도요토미 정권의 넘버1이 되었지만, 그의 야망은 도요토미 정권의 최고위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사카로 부임지를 옮긴 그는 도요토미 정권을 붕괴시킬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고향으로 쫒겨난 이시다 미쓰나리는 생각한다. 현재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자신의 병력은 10배 정도의 차이. 이에야스를 몰아내고, 도요토미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일본의 북부와 남부 지방은 도요토미에 의해 큰 전쟁을 치르지 않고 항복해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은 곳.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거악을 치기 위한 거대한 포위망을 형성하면 그와 대등한 시점에서 싸울 수 있을 것이다. 북의 우에스기 가게가츠, 남의 모리 데루모토와 접촉하며 그의 계획은 서서히 현실화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그 계획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미쓰나리의 '정의'를 위한 연대는 어차피 이상론. 히데요시 말년부터 지금까지 베풀어둔 '은혜'를 생각하면 자신을 배신할 자는 없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내부의 배신자들은 빨리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좋다. 이에야스는 그런 자신감을 토대로 미쓰나리의 계획의 진행을 방해하지 않았다.


*부록 - 알아두면 유리할(지도 모르는) 인물 데이타

도쿠가와 이에야스
: 일본 전국시대 3대 영웅 중 하나. 겉보기엔 인자한 뚱보 늙은이지만, 알고보면 냉혹하고 권모술수에 능한 너구리. 무장으로서의 능력도 탁월하고 신카게류의 면허개전을 받을 정도 검의 달인이기도 하다. 이마가와의 속국이 되고, 오다 노부나가의 속국이 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속국이 된 인생을 살았지만 그 모두가 죽은 지금, 그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 겉보기와는 달리 폐쇄적이고 의심이 많은 성격이며 그 자신 이익을 쫒는 무리를 활용하면서도 그들을 경멸한다. 선악이야 어쨋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빛이라면 그가 암흑이다.

이시다 미쓰나리
: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참모. 탁월한 경제감각과 병참 구성으로 히데요시의 말년 큰 총애를 받았다. 지나치게 친한 초기 신하들과 지나치게 이익만 추구하던 후기 신하로 구성된 도요토미 체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론 모두에게 배척받고 분노만을 살 뿐이었다. 성격적으로도 인정한 사람은 끝없이 신뢰하지만 자신의 눈에 차지 않는 사람은 독설로 대처하는 결함이 있었다. 역사서에도 기록되어 있는 미남으로 문약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무장으로서의 재질도 충분했다. 하지만 실전경험이 부족한 것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  

핫토리 한조
: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심복이자 이가 닌자를 중심으로 닌자 무리를 통합해가는 자. 기록상으론 몇년 전에 사망한 것으로 되어있지만, 15년 뒤인 오사카 전투에도 참가했다는 전설은 유명하다. 천하가 통일되어가는 이 시대에 닌자가 살아갈 길은 승리자의 편에 서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무에게도 구속되지 않고 살아가던 기존의 닌자 체제의 반발을 산다. 실제 대접이야 어찌됐든 닌자들은 고용인과 고용주의 관계지, 신하와 주군의 관계는 아니라는 것이 그들의 긍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긍지는 무력 앞에 너무나도 허망하다는 사실을 그는 이가 마을의 멸망에서 깨달았다.

혼다 마사노부
: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참모. 전술, 전략보다는 책모에 능한 그런 남자. 모두에게 백안시되더라도 도쿠가와 막부라는 예술을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명 주연을 통해 완성시키는 것이 그의 목표. 은영전의 오벨슈타인의 모티브가 이 남자였다는 듯.

혼다 타다카츠
: '도쿠가와에게 과분한 것이 두 가지 있다. 그가 자랑하는 남만(서양)제 갑옷과 혼다 타다카츠'라는 말로 유명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심복. 창의 달인으로 언제나 전장에선 주군을 보호해왔다. 언제나 제일 위험한 격전지에 뛰어들면서도 상처 하나 입은 적이 없다는 전설의 남자. 전국시대를 삼국지의 조운과도 같은 활약을 펼치며 뚫어나갔다.

이이 나오마사
: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심복 무장. 도쿠가와의 전투에서 대부분 선봉을 맡았으며 그와 그 휘하의 장병 전원 붉은 갑주를 착용하여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혼다와는 정반대로 언제나 제일 위험한 격전지에 뛰어들어 온 몸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가장 많은 적을 죽이는 전설의 남자. 하지만 전장을 벗어나선 온화한 교양인으로 도쿠가와의 외교를 담당했다.

나오에 가네츠구
: 시마 사콘, 사나다 마사유키와 더불어 당대 3대 병법가로 불린 남자. 우에스기 켄신의 수제자로 그의 전술을 확실히 이어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그의 성품 또한 의와 협을 중시하며 '나에에 가네츠구의 지략과 성격, 주군인 우에스기 카게카츠의 무용과 외모, 교양을 합치면 우에스기 켄신이 된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마에다 케이지와는 서로 생명을 맡길 수 있는 친구.

마에다 케이지
: 마에다 도시이에의 양아들이자 조카. 작은 아버지인 마에다 도시이에와는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았다. 결국 도망치듯 가출, 봉지도 없이 떠도는 낭인이 되어 나오에 가네츠구 등 당대의 유명인들과 교류를 가진다. 엄청난 거한이자 창의 달인으로 단순한 개인의 무력으로 따지만 당대 최강이란 평가를 얻는다. 하지만 정작 그 본인은 스스로를 '가부키모노 -당시의 무뢰한들로서 화려한 옷을 입고 얼굴에 분장을 하는 등 자신을 과시하기위한 행동을 하였다.'라 자칭하며 천하를 주유할 뿐 자신의 능력을 살리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나오에의 눈물어린 설득으로 1600년 현재 우에스기 가문에 종사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의 센류 쿄시로는 이 사람이 모티브.

모리 데루모토
: 모리 가문의 3대째 당주. 온화하고 선한 성격의 젊은이지만 패기는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1대1로 맞장을 뜰 수 있는 유일한 가문의 당주.

오타니 요시츠구
: 이시다 미쓰나리의 친구. 전술의 달인으로 도요토미도 인정한 실력. 하지만 젊었을 때엔 이미 전국시대가 끝난 상태였고 다시 실력을 발휘할 지금은 문둥병에 걸려 시력을 잃고 얼굴도 뭉게졌다. 이시다의 계획을 자멸이라고 생각하지만 우정 앞에 생명을 바칠 각오를 하고 있다.

시마 사콘
: 사나다 마사유키, 나오에 가네츠구와 더불어 당대 3대 병법가로 불린 남자. 문무에 모두 능하며 원래는 야마토국의 사무라이 대장이었으나 염세주의적 성격 때문인지 때려치고 각지에서 일종의 용병으로 종사하였다. 한 때 타케다가의 무장으로 있었을 때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연합군을 격파하여 도주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수십리 쫒았다고 한다. 이 때 혼비백산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망 도중 똥을 쌀 정도였고, 그 비참한 모습을 잊지않기 위해 이때의 초상화를 그리게 했다고 한다. 이후 염세주의가 극에 달해 산에 은거하고 있었지만 당시 젊었던 이시다의 설득을 받아 그의 수하가 된다.

"당신의 위명은 들었습니다. 저의 부하가 되어주십시오."
"애송이가... 나를 부릴 재간이 있을까?"
"그렇다면 형님과 동격으로 하겠습니다."
"형님이든 뭐든 결국은 부하다. 의미가 없어."
"그럼 부하가 아닌, 저의 친구가 되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당시 이시다의 봉지 중 4할 가량을 자신과 같은 일개 낭인 무장에게 떼어 주는 배포와 이와같은 태도는 시마 사콘을 깊히 감명받게 하였고, 시마 사콘은 미쓰나리를 위해 어떠한 조언이라도 아끼지 않았다. 성격적으론 염세주의에 빠져있어 지나치게 자신의 목숨을 가볍게 보는 결점이 있다. 도쿠가와 측의 평가로는 일개 전투의 전술은 당대에 따라갈 자가 없지만 이 결함 때문에 대군을 지휘할 전략은 없는 남자라고 평가했다.

댓글 (2)

야리키 2006.02.25 17:17
수고했다~
김도완 2006.02.25 18:55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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